異敎正典

이교도적 부정신학


I

번역에 대하여


II

닉 랜드

소멸 갈증


참조 부호


서문


1


3


4


5


6


7


8


9


10


11


참고문헌


조르주 바타유

제쥐브


2


3

희생


4

《도퀴망Documents

꽃말


5


6


8


9

《비평 사전》

건축


10

유물론


11


12

먼지


13

도살장


14

비정형


15


17


18

《철학 연구》

미궁


19

《사회학 학회》


20


22

《아세팔Acéphale

신성 모의


23


24


25

《므쥐르Mesures


28

《예술 연구》


29

앙토냉 아르토

Glenn Gould

부록


ASSIMILARE

도살장

조르주 바타유

도살장은 먼 옛 시대의 사원처럼 종교의 영역에 속한다. (오늘날의 힌두교 사원에 관해선 말할 것도 없다.) 사원에는 사람들의 애원을 들어주고 도살을 행하는 두 가지 기능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신화적인 신비와 음산한 장엄 사이에 충격적인 우연의 일치가 생겨났는데, 이것은 피가 흐르는 장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도살장에 낭자한 혼란스런 모습을 보더라도 이것을 떠올릴 수 있다.) 윌리엄 시브룩William Seabrook1 환락적 생활양식은 아직껏 남아있지만, 칵테일에는 희생제의의 피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금시대의 풍속이 무취미하다고 썼다. 미국 사람이 이렇게 심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것을 보자니 참 묘한 일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 도살장은 사회적으로 배척당하여maudit, 저주받아 마치 콜레라 환자들을 실은 배처럼 격리되고 말았다. 한데 정작 이 저주에 당한 자는 도살업자와 동물이 아니다. 청결에 대한 병적 욕구에, 답답한 편협과 권태에 순응하는 자기 꼬락서니를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저주를 내린 선량하신 사람들이 도리어 저주에 당한 것이다. 이 저주 (저주를 내뱉는 자만 두려워하는 저주) 때문에 사람들은 도살장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근근이 살고, 무정형의 세상을 떠나 썩 고상하게 은거한다. 그곳에는 공포스러운 것이 일절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치욕에 대하여 지울 수 없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치즈나 먹게 되는 것이다.


  1. The Magic Island, Harcourt, Brace & Company, 1929. (원주)